영화 머니볼 명대사를 주식투자에 적용해 보기
2011년 개봉한 브래드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은 제가 정말 여러 번 본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머니볼은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을 조명한 실화바탕의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극 중 내용이 묘하게 주식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빌리 빈 단장은 실제로 워런 버핏을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꼽았으며, "나는 선수 발굴에 워런 버핏의 가치주 투자 방식을 종종 적용한다"라고 인터뷰로 밝혔습니다.
다양한 기록의 평균이나 통계를 기반으로 한 전략 스포츠인 야구가 주식투자가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에 야구 구단의 단장은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와 유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화 머니볼 명대사 몇 개를 추려서 정리해 보고 주식투자에 적용해 보는 포스트를 마련했습니다. 오늘 포스트를 통해서 우리는 주식 투자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① "불공평한 게임이죠"
부자구단인 양키스에 주전 선수인 제이슨 지암비를 빼앗긴 빌리 빈 단장이 회의 중에 애슬레틱스의 스카우터들에게 한 말입니다. 지암비를 대체할 선수를 얘기하던 중 스카우터들은 선수의 몸매를 논하고, 애인이 못생긴 건 자신감이 없다는 증거라며 헛소리들을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빈 단장이 스카우터들에게 '문제는 부자구단 밑에 가난한 구단 있고 그 까마득히 밑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며,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이제 이 대사를 주식 투자에 적용시켜 보겠습니다. 실제로 주식 시장은 불공평한 게임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공매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개인 투자자인 우리는 공매도뿐 아니라 정보력, 투자자금 등 대부분의 것에서 우월한 상대와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빌리 빈 단장이 "여기서 양키스처럼 전략을 짰다간 경기장에서 양키스한테 왕창 깨져요"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만의 전략 짜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대사입니다.
② "중요한 건 선수가 아닌 승리를 사는 거예요"
빌리 빈 단장이 피터 브랜드를 처음 만났을 때, 피터 브랜드가 했던 말입니다. 피터 브랜드는 경쟁구단 단장의 보좌관으로서 25살의 예일대 경제학과를 갓 졸업한 풋내기였습니다. 그러나 피터 브랜드는 야구계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 갇혀 있으며, 다들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이해를 못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수가 아닌 승리를 사는 것', 사실 이 대사 때문에 영화 머니볼을 주식투자에 적용해 보는 포스트가 존재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영화 머니볼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입니다.
그럼 주식투자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주식종목을 사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사야 할 것]입니다. 수익을 사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합니다.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도 "5종목을 사면 그중 1개만 탁월한 수익을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매수한 주식 종목의 매수 이후 움직임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종목에 투자금 전액을 투입하는 소위 몰빵(?) 투자는 지양하고, 성장 가능성 높은 여러 개의 종목을 매수해서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종목이 아닌 수익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③ "나만큼 당신도 선수들의 앞날을 예측 못해요"
빌리 빈에게 불만이 있는 스카우터 팀장에게 빌리 빈 단장이 한 말입니다. 오랜 기간 스카우터 생활을 하면서 갖게 된 경험과 직관이 있는데, 단장이 그걸 인정하지 않으니 불만이 쌓인 것입니다. 빌리 빈 단장은 예일대 경제학과 출신인 피터 브랜드를 부단장으로 임명한 후 선수의 성향이나 투구폼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출루율과 같은 검증된 숫자로 선수를 평가해서 저평가된 선수만을 영입하였습니다. 그러자 스카우터 팀장은 "메이저리그의 방식이 내 방식"이라며 구단을 나가게 됩니다.
이것을 주식투자에 적용시켜 보면, [주식종목의 앞날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느낌이나 들리는 소문만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야구든 주식투자든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전략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할 때는 감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그리고 현금흐름 등 기업이 보여주는 다양한 숫자들을 분석해서 해당 기업의 미래를 흐릿하게나마 예상해 보고 이것을 주가에 적용시켜서 현재 시세가 비싼지 저렴한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④ "우리의 방식을 굳이 남에게 설명하려고 하지 마"
가난한 구단이 부자 구단과 맞서기 위해 출루율과 같은 숫자를 토대로 저평가된 선수를 사는 것이 성과가 좋지 못하자, 겁이 난 피터 브랜드를 향해 빌리 빈 단장이 했던 대사입니다. 빌리 빈 단장도 팀의 초라한 성적으로 인해서 걱정은 되지만 이 방법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피터 브랜드를 안심시킵니다. 또한 "겉은 초라할지 몰라도 우린 승리의 팀이다. 그러니까 승리자답게 싸워"라며 선수들을 독려합니다.
이제 위 대사를 주식투자에 적용할 차례입니다. 본인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며 매수한 [주식종목이 상승하지 못할 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분석한 것을 믿으며 뇌동매매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주식투자는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돈을 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식투자뿐 아니라 모든 경제활동에 사이클이 있고, 매수세는 순환합니다. 그러나 본질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여전히 우월하다면 언젠가 그 가치를 찾아서 시장이 움직이고 주가가 상승할 것입니다. 그때를 기다리며 우리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⑤ "한때 돈 때문에 진로를 바꾼 적이 있지. 다신 안 그러기로 맹세했어"
팀이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후 부자구단인 레드삭스에서 단장으로서 영입 제의가 들어오자 빌리 빈 단장이 피터 브랜드에게 했던 말입니다. 이때 빌리 빈이 레드삭스로 갔다면 미국 프로스포츠 최고 연봉 단장이 될 수 있었지만, 제의를 거절하고 친정팀 애슬레틱스에 남았습니다. 사실 빌리 빈 단장은 고등학교 졸업할 때 스탠퍼드대학교 장학생으로 입학을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고액의 계약금과 함께 프로 야구구단에 입단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빌리 빈이 "돈을 좇는 것은 한 번이면 족하다"라고 말한 것은 그때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제 주식투자에 반영할 차례입니다. 이 대사는 [주식투자로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빨리 돈을 벌고 싶습니다. 또한 옆에서 주식으로 단기간에 크게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레버리지를 쓰던지, 단기투자로 승부를 보는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주식투자의 본질이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투자가 워런 버핏은 "빨리 돈을 버는 방식을 알았다면 그 방식으로 투자를 했겠지만, 그런 방식은 없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투자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사업처럼 하는 주식투자, 그것이 투자를 하는데 우리가 지향해야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⑥ 결론
사실 머니볼은 영화이기 전에 경제 칼럼니스트 마이클 루이스가 쓴 베스트셀러 경제 도서입니다. 그러니까 가난한 구단 소속인데도 성적은 결코 가난하지 않은 빌리 빈 단장의 구단 운영 에피소드로 엮은 책을 영화화한 것이지요. 그 책의 부제가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이며, 책의 전체적인 교훈은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것들 중 가치 있는 것을 찾아라」였습니다.
영화가 빌리 빈 단장의 인간적인 면모나 갈등에 주목했다면 머니볼 책은 경영학 서적으로서 투자 대비 효율을 고려하여 전력을 보강하는, 일종의 가성비 높은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니볼 영화만 보시고 책을 읽어보지 못한 주식투자자라면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오늘의 포스트는 저도 투자를 하면서 슬럼프를 겪거나 초심을 잃을 때 간혹 들어와서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이상으로 머니볼, 주식투자에 적용해 보는 포스트를 마치겠습니다.